'동의보감'에 이르기를, '모든 치질은 섹스와 술이 과해서 생기고, 계속 기름진 진미만 먹고 취해서 입방하는 것을 삼가지 않아 혈맥이 흐트러지며 이질이나 혈변이 생기다가 점차 하부로 모여 항문 주위에 종기가 생기고 이것이 결국 치질로 변하는 것'이라 했다.

치질환자가 모두 다 이런 원인에 의해 바령된 것은 아닐테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치질은 무절제한 향락의 산물임을 부정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서는 기혈이 생명의 원천이며 동력이라 여기도 있다.

다시 말해, 기혈은 장(腸)기능 활동의 산물이며 인체의 성장 발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병리 변화가 있을 때 기(氣)와 혈(血)은 서로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뜻이다.

즉, 기가 막히면 어혈(瘀血 : 혈액순환이 안되어 피가 맺혀 있는 것)을 초래하게 되고, 어혈은 반드시 기가 막히게되며 기가 허하면 혈도 허해지고 혈이 허하면 기가 허해지므로 어혈을 치료하려는 환자는 혈을 보충함과 동시에 기도 보충해야만 한다.

한의학에서 보는 항문 직장병은 갖가지 원인에 의해 장의 기능이 평형을 잃기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인데 기의 운반이 불가능해져 결국 기혈이 항문 직장 근육의 사이에서 막혀버려 경락이 통하지 않게 되고 이것이 장기간 계속되면 열로 변하고 열이 성하면 살이 썩고 살이 썩으면 고름이 생겨 항문 직장 주위에 농양이 생기게 되고, 또한 농양이 터진것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면 치루가 되는것이다.

대장 하부는 치질과 치루가 발생하는 부위로 대장의 주요 기능은, 소화 흡수되고 남은 음식물의 잔재를 체외로 내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장의 기능에 이상이 오면 변비 혹은 설사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러한 장기의 질환은 항문 직장병, 즉 치질, 치루, 탈항의 원인이 되고 만다.

이 때문에 항문병에 대한 치료는 온몽의 기를 담당하고 있는 폐의 기능과 대장의 관계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지금으로 부터 약 2,200여 년전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진 '오십이병방'이라는 책에는 갖가지 항문병의 치료법이 기재되어 있는데 특히 '외치질(수치질)'은 작은 실로 뿌리를 묶고 칼로 잘라버린다'고하여 최초로 한방 결찰요법에 대해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조선시대에 저술된 '동의보감'에서도 '치질위 위를 묶으면 그 치질이 자연히 말라서 떨어진다'라고 하여 실로 치질을 묶어 혈액순환을 차단하는 치료법이 소개되고 있다.

이렇듯 마취없이 간단히 시술할 수 있는 치질의 치료법은 유구한 한의학 역사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날까지 계승 발전해 온 한방 결찰요법의 비법이다.

출처 : 치질과 변비가 없는 세상 / 저자 김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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